[건강아이콘]흡연과 허리건강
입력시간 | 2014.06.24 18:27 | 김성권 기자 priokim@
▲ 최유열 서울나은병원 원장
[최유열 서울나은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담배 피우시나요?’ 필자가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첫 번째로 하는 문진이다. 물론 허리 질환자 모두에게는 아니다. 진료실에서 마주할 때 담배 냄새가 나거나, 흡연 전력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주로 묻는다.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건 잘 알려졌다. 흡연이 폐암이나 후두암을 유발하고, 만성 기관지염 등을 일으키는 것 말이다. 하지만 흡연이 허리 통증을 유발하거나 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흡연은 단순 요통을 비롯한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성인 1,300명을 5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 중 흡연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학 웹진 사이언스 데일리의 보고에 따르면 담배를 피운 기간을 1~10년, 이후는 5년 주기로 나눠 흡연 기간과 만성 요통 위험도를 분석했는데, 금연 여부와 상관없이 16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은 10년 이하 담배를 피운 사람에 비해 만성 요통의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으로 인한 허리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흡연은 몸속의 미네랄 성분을 감소시켜 뼈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을 야기하는데, 이처럼 척추뼈의 칼슘이 감소할 경우 미세한 골절의 원인이 된다. 특히, 골융합 등의 척추고정술을 받은 환자의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로 인해 뼈의 생성과 융합이 잘 일어나지 않아 수술의 실패 확률을 높인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퇴행성 디스크로도 이어진다. 퇴행성 디스크는 추간판이 변성돼 노화하는 것을 말하는데, 니코틴이 추간판 주위의 척추에 혈액 순환장애를 일으켜 원활한 영양 공급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추간판의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것이다.
백해무익한 담배, 허리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허리 질환의 치료에 앞서 금연으로 치료 회복에 적정한 몸의 상태를 만드는 건 어떨까. 허리 통증 치료에 이전에 금연의 실천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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